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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에게는 왜 연말행사가 없을까?「Thank You 2018 with Overflow」

한혜경 기자의 <문턱 없는 세상>은
청년으로서, 여성으로서, 시각장애인으로서, 무엇보다 한 인간으로서
기자가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담습니다.
그리고 문턱 없는 세상을 꿈꾸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왜 연말행사가 없을까?’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어떻게 하면 주최 측과 참가자 측이 모두 만족하며 즐길 만한 행사를 만들 수 있을지 오래 고민했다. 
이전까지 진행되어온 행사들은 특정 목적을 위해 열리는 게 대부분이었다. 보조공학기기 시연회나 제품 전시회 같은 거 말이다. 오로지 즐거움만을 위해 개최된 행사는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쉬웠다. 늘 비슷한 보조공학기기 기업이 참여해 비슷한 제품을 보여주는 것은 식상했다. 이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2018년 12월 29일 종로파고다어학원 이벤트홀에서 「Thank You 2018 with Overflow」라는 연말행사가 개최됐다. 보조공학기기사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기업이 참여해, 각자의 기업에 대해 소개하고 홍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했다.

촉각 그림책을 보며 즐거워하는 어린이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메이크업클래스를 진행했다. 자연스럽고 실패 확률이 적은 메이크업이 아니라 과감하더라도 그 안에서 실패 확률을 덜 수 있는 방식을 위주로 수업을 부탁드렸다. 수강자 각자가 가지고 있는 화장 기술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해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메이크업클래스

이날 네이처리퍼블릭(Nature Republic)에서는 20명의 수강자와 2명의 강사를 위한 메이크업 제품들을 협찬해 주었다. 그밖에도 개인 협찬을 포함해 기타 기관들에서 메이크업 제품을 기부해 준 덕분에 알찬 행사가 될 수 있었다.

정혜리 메이크업아티스트 인터뷰

Q. 오늘 메이크업클래스의 강사를 맡아주셨는데요.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나요?

A. 일단 시각장애인 분들은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손으로 터치하면서, 감각으로 메이크업을 배우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비장애인 분들은 보실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 분들은 보실 수 없으니 그런 부분을 고려하여 클래스를 진행했습니다.

메이크업클래스를 수강한 수강자들은 메이크업을 마친 후 프로필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촬영 후 일부 수강자들이 재능 기부를 해주어 30분가량의 공연이 펼쳐졌다.

장애와 상관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촉각 그림책. 동물들을 눈으로 볼 순 없어도 손으로 만지며 느낄 수 있다.

또 한편에서는 12개의 사회적 기업과 단체들이 전시를 진행했다. 천연방향제, 유리액세서리, 보조공학기기, 장난감 등을 만날 수 있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제작 기업, 한국점자도서관,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학생 사진동아리 등이 함께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비싸고 접근하기 힘든 하이테크(high-tech)가 다가 아니다! 로테크(low-tech)로 시각장애인의 삶을 바꾸는 『오버플로우』의 맞춤형 지팡이들

각 기업 및 단체에서 경품으로 내놓은 제품들이 꽤 많은 참가자들에게 선물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경품에 당첨되지 않았어도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 행사 주최사였던 오버플로우에서 ‘한화가 후원해 제작한 점자 달력’과 ‘롭스가 협찬한 점자촉각마킹 따닥공병’을 참가자 모두에게 기념품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참가자 없이 행사는 즐겁게 마무리되었다.

누가 더 빨리 찍을까? ‘점자 빨리 찍기’ 콘테스트

이날 행사를 위해, 총 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힘을 보태어 주었다.

자원봉사자 인터뷰

Q. 이번 행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1. 이렇게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시각장애인 분들을 위해 여러 상품을 제작한 사실이 놀라웠어요. 앞으로 시각장애인 분들이 세상을 좀 편하게 잘 즐기실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전자 봉사단원)

A2. 정말 좋은 행사였습니다.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오파테크』의 스마트 점자 학습기 ‘탭틸로’를 체험하는 참가자
이 날 행사에는 『S. Economy』도 함께했다. 행사장에는 기자가 쓴 <문턱 없는 세상>을 시각장애인들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점자로 제작해 비치했다.

기획자로서 어려움도 많았고 실수도 많았던 하루! 하지만 누군가는 도전하고 실수도 해야 사례가 생긴다. 사례가 생겨야 시스템이 구축되고,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함께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2018년의 멋진 마무리를 기념하며, 소감으로 ‘내가 지금 하는 나의 어떤 행동 때문에 세상과 사회가 변화해 나간다는 것’을 남겨두고 싶다. 2018년에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 그런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2018년에 고맙다. 그리고 내가 2018년이란 한 해에 감사할 수 있게 만들어준 Thank You 2018 with Overflow에 고맙다.

시각장애인들의 연말행사는 이처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시각장애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
시각장애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

사진  김푸르매

한혜경 기자  koala@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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