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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프랑스의 아나이스 아마짓 Anaïs Amazit
  •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 승인 2020.02.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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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세계 26개국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103명이 한국에 모였다.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의 주관으로 서울과 전남 구례에서 열린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왜 혁신을 꿈꾸는가? 우리는 왜 연대를 꿈꾸는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각자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던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한데 모인 이유는 무엇인가? 

3박 4일 동안 청년 캠프 현장을 동행취재하며 참가자들을 인터뷰한 S. Economy는 <청년이 말하다>를 통해 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는 전 세계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는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 ‘몽블랑(Mont-Blanc)회의’가 전신인 ‘SSE 국제포럼’에서 일했다. 우리는 사회연대경제에 대한 국제기구와 회원국의 활동을 지지하며, 전 세계의 사회적 기업가들이 함께 모여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도록 2년마다 국제 포럼을 개최했다. 이곳에서 나는 GSEF와 사회연대경제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3년 후 나는 ‘베어풋 칼리지(Barefoot College)’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1970년대 인도의 한 농촌 지역에서 설립된 조직으로, 이후 인도의 비정부 기구이자 비영리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했다. 지금은 인도를 넘어 다른 국가들로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해나가고 있다.
우리의 목적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시골 지역 여성들에게 태양 전지 패널을 제조하고 설치하고 유지하고 보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주된 교육 대상은 35~55세 사이의 여성들이다. 시골에선 이미 할머니가 되어있을 나이인 이들은 대부분 마을에 머물길 원한다. 우리는 이들이 지역사회에 남아 새로 배운 지식을 전파하기를 바란다. 이들 대부분은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고, 문맹이거나 반 문맹에 가깝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의 “learning-by-doing(실천을 통한 배움)”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방법론을 학습한 다른 시골 여성들에게 태양 전지 패널 제작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베어풋 칼리지는 ‘Enriche’라는 공동 교과 과정을 통해 80개국의 여성들에게 태양 에너지뿐 아니라 역량강화, 기업가정신, 시민권에 대해서도 교육한다. 외국의 여성들이 교육을 받기 위해 인도로 오면 우리는 2년 동안 태양열 장비(태양열 패널과 부품)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커뮤니티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역 사회가 훈련받을 여성들의 인도 파견을 결정하면, 우리는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매달 기금을 내도록 요청한다. 하지만 이 기금은 우리 조직이 사용하지 않고 ‘태양 위원회’를 통해 지역사회가 전적으로 관리한다. 기금의 액수는 지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도 지불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지역공동체가 단독으로 결정한다.

우리가 인도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는 모든 것이 인도 라자스탄의 작은 마을 틸로니아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잔지바르(Zanzibar)에 동 아프리카 훈련 센터를 개설했으며, 이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성공적으로 확대해나가기 위해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그리고 피지에 6개의 훈련 센터를 더 설립할 예정이다.  

알제리가 안고 있는 도전과제는 베어풋칼리지가 활동하는 최빈국들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현재 청년들이 직면한 가장 큰 사회문제는 30%에 육박하는 실업률이다. 매력적인 일자리의 대부분은 이미 촘촘히 형성되어 있는 인맥을 통해 특정 엘리트들이 차지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는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그래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조차 계획했던 일이나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업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에서도 실업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사회연대경제가 이 문제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연대경제는 프랑스에서 10% 이상의 고용 효과를 창출하며, 2020년까지 쏟아져 나오는 60만 명의 퇴직자들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 했다. 매년 일자리 5개 중 1개를 사회연대경제기업에서 창출한다고 하니, 연간 1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다. 사회연대경제는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의미 있는 일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연대경제 영역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특히 파리 지역에서) 점점 더 늘어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반면 인도에서 ‘사회연대경제’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다. 그저 몇몇 단체들이 주로 소셜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소셜 비즈니스’란 용어는 몇 년 전부터 무하마드 유누스(Muhannad Yunus)가 설립한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이 널리 알려진 인도나 방글라데시에서 주로 사용된다. 다른 지역에는 그런 말조차 없다. 하지만 용어만 정립되지 않았을 뿐, 지역 사회 풀뿌리 운동 단체들의 활동은 사회연대경제 활동과 다를 바 없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든 사회연대경제는 내가 아침에 눈을 뜰 이유를 제시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여전히 세상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고, 나는 꼭 내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 

돌아보면 우리 조직에도 발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확립된 구조에서 변화를 꾀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시골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협상하기 어려운 가치관, 문화적 차이 그리고 지역과 글로벌 개발 전략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온 이유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을 하는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포럼은 훌륭했고, 흥미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이들과의 만남이 이 캠프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다. 

 

□ 이 기사는 GSEF 사무국에서 영문과 국문으로 발행한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 참가자 인터뷰」에 실린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진 김상준(GSEF 사무국)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koala@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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