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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다 함께 춤을 춘다면?싱가포르의 메이치 구오 Meiqi Guo
  •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 승인 2020.01.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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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세계 26개국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103명이 한국에 모였다.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의 주관으로 서울과 전남 구례에서 열린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왜 혁신을 꿈꾸는가? 우리는 왜 연대를 꿈꾸는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각자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던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한데 모인 이유는 무엇인가? 

3박 4일 동안 청년 캠프 현장을 동행취재하며 참가자들을 인터뷰한 S. Economy는 <청년이 말하다>를 통해 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는 전 세계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는 ‘싱가포르 국립 협동조합연맹(SNCF, Singapore National Cooperative Federation)’의 연구자다. SNCF는 싱가포르 협동조합 운동의 최상급 기관으로 장학금을 포함해 중앙협동조합기금(Central Co-operative Fund : CCF)의 기금을 관리한다. 장학금은 고등 교육기관을 통해 지역 협력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지급된다. 장학금 프로그램은 보통 1년에 2~5차례 운영되며, 나 역시 예전에 장학금을 받은 적이 있다.

싱가포르 협동조합 운동의 역사는 90년을 넘었고, 그만큼 규모도 많이 성장했다. 현재 SNCF의 회원 수는 140만 명 이상으로 협동조합 운동은 싱가포르 최대의 풀뿌리 운동으로 볼 수 있다. 우리의 목표는 사회적·경제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협동조합을 홍보하고 개발하는 것이다. SNCF의 연구자로서 내 임무 중 하나도 협동조합 홍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의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협동조합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SNCF의 연구자임과 동시에 싱가포르 노동조합의 협동조합인 NTUC First Campus Co-operative(NFC)에서 일하며, 싱가포르 가정에 유아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유아 교육 비용이 정말 많이 들기 때문에, NTUC는 2개월에서 6세 사이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양질의 부담 가능한 유아 교육과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보육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기 위해 싱가포르 전역에 거점이 있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최근에 실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육아 여행을 통해 자녀와의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부모를 지원하는 일이다. 육아 워크숍을 통해 부모와 자녀는 함께 활동에 참여하고 온라인 자료도 이용할 수 있다. 우리는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을 통해 자녀와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나가려는 부모를 기술적으로 지원한다. 육아 관련 사업은 NFC의 새로운 선도적 사업인데, 다행히도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싱가포르의 다른 사회적경제 주체들로부터 멘토링 등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싱가포르에서는 협동조합을 조합원으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의 한 형태로 본다. 대부분의 경우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되는데, 우리가 협동조합을 사회적 기업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사회적,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립과 상호 도움의 원칙에 따라 일하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과 잉여를 나누고 지역 사회를 돕는다.   

싱가포르에서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협동조합법(제62장) 및 협동조합 규정 2009에 의거해 법적으로 규제받는다. 관할 당국은 문화·지역사회·청소년부다. 반면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미션을 지닌 일반 기업으로 간주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유지하도록 법적으로 규정한 것은 없다.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싶지 않다면 얼마든지 그만둘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이 상호배타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두 가지 유형의 조직 모두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일한 차이점은 거버넌스와 비즈니스 운영 방식이다. 이 두 조직을 통해 우리는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에는 SNCF에서 설립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 싱가포르는 사회적 기업가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싱가포르에서 협동조합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 대신 조합원들은 더 많은 협동조합이 설립될 수 있도록 CCF에 수익의 일부를 기부한다. 이는 조합의 규정으로 명시되어 있다. 

싱가포르에는 노동조합과 연계되어 있는 작은 협동조합들이 많다. 일반 대중들은 자신을 협동조합원으로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곳들의 서비스를 오랫동안 이용해 왔을 수도 있다. 한 예로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일용품을 공급하는 슈퍼마켓 ‘NT. FairPrice’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협동조합 중 하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NT. FairPrice에서 식료품을 구입하면서도 이곳이 협동조합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따라서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협동조합에서 규모가 큰 사업도 작은 사업도 모두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광고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협동조합은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협동조합이 하는 일을 홍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면 협동조합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싱가포르에서는 사회연대경제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다. 사회적 기업의 경우 그 규모가 아주 작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 기업을 하나의 고립된 회사로 여긴다. 그들에게 현재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경제체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정부와 비정부기구(NGO)는 적극적으로 사회연대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대중들이 세부 사항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전모를 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아시아의 이웃 국가로서 유교와 같은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세대 차이 등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비슷한 도전에 직면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싱가포르에는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나는 종종 외로움을 느낀다. 어쩌면 다른 이들도 나와 같지 않을까? 때때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라고 느낀다거나, ‘자본주의는 너무나 거대해서 나는 그것에 대항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하지만 이곳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와서 나는 다른 유형의 운동을 촉진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고, GSEF라면 매우 효과적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캠프 참가자들의 배경이나 관심사는 각각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모두 같은 입장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한 남자가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는 영상을 보았다. 혼자서 춤을 추고 있을 때 그는 미친 사람 같았고, 다른 한 사람이 합류해도 여전히 미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모두가 합류하면? 그는 더 이상 미친 사람이 아니다. 어쩌면 나는 사회적경제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곳에 오기 전, 우리들은 각자 다른 곳에서 홀로 춤을 추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함께 하며, 우리는 힘을 얻고, 서로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내게 주어져 무척 기쁘다. 올해 이곳에 올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그들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세상에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사회적 기업가도 많다. 하지만 사회연대경제는 힘을 가지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연대경제에 대해 알게 될수록 그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도 주어질 것이다. 이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했으면 하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다.

 

□ 이 기사는 GSEF 사무국에서 영문과 국문으로 발행한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 참가자 인터뷰」에 실린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진 김상준(GSEF 사무국)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koala@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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