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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후의 코리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아주대 통일연구소 조정훈 소장
  • 이정연, 임도희(SEN Student Club)
  • 승인 2020.02.0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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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 Student Club(Social Enterprise Network Student Club, SSC, 센, 이하 ‘SEN’)』은 사회문제에 대한 이해와 공감,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꿔나가는 솔루션에 주목하여 스터디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회혁신비즈니스 동아리다. 『사단법인 SEN』 산하에 있으며, 2019년 현재 경희·성균·성신·숙명·이화·연세(원주)·중앙·한양 8개 대학이 연합해 활동하고 있다. 

홀수 달마다 진행하는 ‘SEN TALKCONCERT’에서는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혁신가들과 소통하며, ‘모든 사람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세상’을 꿈꾼다. <청년이 만나다>에서는 SEN에서 직접 기획한 토크콘서트를 통해 청년들이 만난 사회 혁신가들을 소개한다.

SEN TALKCOMCERT 기획단

백가영, 손호연, 윤영제, 이상엽, 이정연, 이정현, 이정은, 임도희

 

북한, 통일, 이 단어들을 보고 무엇이 떠올랐는가?
북한의 현실과 통일에 대해 오해했던 적은 없는가? 그런 경험이 있다면  아마도 다양한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볼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은 아닐까? 

한민족이라는 이유 외에 통일을 이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통일된 민족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그리고 통일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우리에겐 이 질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그래서 통일사회의 주역인 청년들이 목소리를 모아 답을 찾아보려 한다.

2018년 11월 SEN TALKCONCERT의 주제는 ‘우리가 맞이할 통일의 모습’이다.
 

통일의 과정 이후 만들어나갈 통일 코리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 미래에 있을 사람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의 조정훈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통일과 관련해 어떤 연구를 진행해오셨나요?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는 다른 연구소들과는 방향이 많이 달라요. 어떻게 보면 좀 괴짜죠. 통일의 과정도 중요하지만 통일이 된 이후에 과연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가, 통일 코리아인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한 단계 건너뛴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저는 세계은행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에 국제기구 사람들과 인연이 깊은데요. 그 분들과 함께 북한을 지속가능한 개발로 이끌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우리나라 기업들 대부분은 굴뚝 산업과 재고처리의 대상으로 북한을 바라보곤 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아무도 안  사는 물건들이 북한에서는 팔릴 것이라는 사고가 깔려있는 이런 방식의 통일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통일,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통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소가 그리는 통일에는 세 가지 기둥이 있는데요.
첫째, 저희는 북한에서 남한식 압축 고속 성장이 재현되는 것은 바람직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제기구가 고민하고 있는 지속가능개발에 대한 논의가 북한에서도 처음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봐요.
두 번째로 혁신적인 사회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초에 했던 연두교서를 보면 북한을 ‘단번’ 도약시키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표어 중 요새 가장 많이 보이는 표현이 ‘단숨에’거든요. 
저희 연구소에서는 북한의 과학기술과 남한의 다양한 자원을 이용한 여러 개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과학기술과 스타트업의 만남’, ‘말랑말랑 과학토크쇼’ 같은 것이지요. 핵심은 북한의 과학기술을 이용해야한다는 겁니다. 북한의 과학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몰라요. 오늘도 미세먼지 때문에 날씨가 무척 안 좋은데, 북한의 공기 필터 기술력이 남한보다 좋다고 하거든요. 저희는 이런 부분에서 북한의 혁신 잠재성을 보고 있습니다.
남한은 기존의 자원이 너무 많아 ‘혁신’에 어려움을 겪기도 해요. 예를 들면 사람이 운전하는 차들 사이에서 자율주행자동차를 시험하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여겨질 수 있어요. 하지만 북한의 경우 처음 도시를 계획할 때부터 자율주행자동차 전용 도로를 건설할 수 있을 겁니다. 과학기술이 뒷받침된다면 혁신적인 사회상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는 것이지요.
세 번째는 포용적인 사회상인데요. 현재 북한의 빈부격차는 우리나라보다 더 심각한 실정입니다. 한 예로 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북한에서 가장 좋은 호텔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가격이 북한 노동자 월급 두 달 치에 해당돼요. 우리로 치면 호텔 커피 한 잔에 300만 원이 넘는 것이죠. 그리고 북한의 가장 비싼 집과 가장 싼 집의 가격 차이는 3,000배가 넘어요. 변동은 있지만 남한에서 좋은 집이 30억 정도라고 하면 어떤 집은 85만 원이라는 얘기에요. 북한의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는 남북 교류를 이야기하면서 모두 평양에만 관심을 가져요. 연구자로서 그게 참 불안합니다. 평양 사람들은 다들 알다시피 북한의 특권층이에요. 평양 인구가 2,700만 북한 인구 중 약 300만 정도인데, 10%가 조금 넘는 인구만을 위해 모든 걸 다 쏟아붓는 건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봅니다. 북한에도 낙후 지역들이 있는데, 개발되지 않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개선시켜 줄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해요. 
북한을 그냥 태평양에 떠있는 하나의 섬으로 본다면 빨리 자원을 개발해야지 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북한은 우리와 함께 살아야할 동반자입니다.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망가지지 않는 성장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의 방법은 아주 거칠고 날카로워요. 상처를 많이 낼 방법이지요. 이제 대안을 준비해야 합니다.


통일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어떤 정치체계와 경제체계를 가지게 될 거라 예상하시나요?

정치체계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부분이에요. 다들 ‘어떻게 되어야한다’ 정도로 이야기할 뿐이지요. 하지만 법률적으로, 정치적으로 통일이 되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오히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실질적인 내용에서 통일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문화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민간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고요. 당장 정치체계와 경제체계를 맞출 필요는 없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체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통일의 과정을 연애와 동거, 결혼에 비유해볼 수 있을 겁니다. 가재도구를 공유하고 생활비를 나눠 쓰는 동거는 연방제라고 볼 수 있고, 법률적인 통일까지 나아가 하나의 코리아가 되는 것은 결혼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북한과 남한이 각각의 체제와 정권을 인정하고 필요할 때 만나는 건 연애고요. 함께하지만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정치체계를 논의하자면 셋 중에 하나일 텐데, 굳이 그 순서를 따지자면 연애, 동거, 결혼 순이 되지 않을까요?  
통일 코리아의 경제체계는 큰 틀에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합니다. 북한도 빠르게 시장자본주의를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시장중심의 경제체계가 될 거예요. 현재 북한에서 배급을 통해 먹고 사는 인구는 25%도 안 되는 실정이거든요.
중국의 정치, 경제체계와 비교해본다면 북한은 중국보다 통제가 더 심할 수도 있고, 경제체계에 있어서는 전면적 개방보다 부분적 개방의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꺼번에 개방하면 북한 인민들이 자본주의 사회와 문화에 충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천천히 개방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경제영역에서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문화예술 등의 영역에서 민간 교류가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떠한 방식의 교류가 이루어져야 할까요?

영역을 나누기 보다는 사회과학 분야를 공부하다보면 정부와 민간의 역할이 달라요. 핵심은 통일의 과정에서 민간의 역할이 더 강조되고 증대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문화예술교류도 할 수 있고 경제교류도 할 수 있지요. 
탈북자들을 보면 우리와 같은 부분도 많지만 다른 부분도 굉장히 많잖아요. 그들을 이해하려면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북한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고 듣고 알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죠.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는 청년들도 봤어요. 그 청년들이 중국 시진핑 주석의 목소리를 듣고 놀라지는 않을 텐데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문화든 예술이든 대학생 간의 교류든 다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라는 것 빼고는 다 못 하는’ 현실을 ‘하지 말라는 것 빼고는 다 해도 되는’ 현실로 바꿔야 하는 것이지요. 물론 남북에서 만난 이들이 폭력적 시위를 조장한다거나 정권을 전복하려고 한다거나 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북한 여성이 어떻게 지내는지, 북한에는 어떤 스포츠가 있는지 등을 알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그 정도 자신감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동안 북한과는 지속적인 분쟁 상황에 놓여있었고, 천안함 피격 사건 등으로 인해 북한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까요?  

저는 이런 감정을 잠시 묻어두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고 잘못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의 잘못을 알면서도 덮어두는 것은 상대에 대해 관심이 없든지 그것을 넘어 내가 얻어야 할 것이 있든지 둘 중의 하나겠죠. 정말 깊은 관계로 가기 위해서는 고통스럽겠지만 서로의 잘못을 덮지 않고 지적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남북관계를 위해서는 우리를 온전히 바라볼 필요도 있다고 봐요. 가령 김정은 위원장이 온다면 분명 반대하는 국민도 있을 겁니다. 우리사회의 한 쪽에는 북한이 핵실험을 포기하고 남한과의 대화를 통해 국제사회로 나오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한쪽에는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분노와 북한의 인권탄압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으니까요. 이 모든 면이 합쳐진 것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똑같기 때문에 분열되어서는 안 돼요. 결론적으로 모든 것은 사회에 필요한 조각이라고 봅니다. 개개인이 낸 목소리가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조율되어 사회의 목소리가 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닐까요? 이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남북문제에 대한 소통도 마찬가지고요.  
 

아주대 통일연구소 조정훈 소장

남북 경협을 통해 낙후된 지역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면, 남한 국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력을 지닌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 동등한 수준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 어렵다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매우 어렵죠. 지금처럼 무방비 상태의 시장주의적인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남성들은 소위 말하는 3D 업종으로, 여성들은 유흥업소로 가게 될 겁니다. 그리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남과 북에서 통일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들려오겠죠.
현실적으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 ‘노동력처럼 이동 가능한 재화에 대해서는 남북이 당분간 38선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북한 노동력이 남한으로 이동하면 최저임금은 무너질 수 밖에 없어요. 남한의 1시간 시급이 북한의 한 달 월급보다 많기 때문이죠. 북한의 노동력이 남한으로 내려왔을 때, 유혹을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1시간에 6천 원을 제공한다면, 그들은 반드시 그 일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럼 우리 청년들은 갑자기 고임금 노동자 취급을 받을 테고, 남과 북은 엄청난 혼돈에 빠질 겁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비교적 상당히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노동력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도 예상 가능합니다. 따라서 노동력 같은 분야에 있어서는 상당기간 남북을 분리해 천천히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외국처럼 비자제도를 도입하든지, 노동허가제도 등 특정 분야만 허용하든지 다각도로 검토해봐야겠지요.
덧붙여 하루빨리 북한 주민들을 교육해야 합니다. 나이가 많은 분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청년 세대는 가능한 빨리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사회화를 도와야 해요. 기간이 10년이 걸리든 15년이 걸리든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북한 사회를 이끌어갈 정치, 경제, 사회적 지도자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앞서 이야기한 무서운 현실이 닥칠 수 밖에 없어요. 
때문에 이 과정에서 청년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합니다. 기성세대라면 당장의 이익을 위해 북한의 노동력을 이용할 뿐, 어려움에 대해 깊이 있는 공감을 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청년 세대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후손이 북한 사람들과 공존할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그들과 함께 배워야 합니다. 세대를 이끌어나가면서 여러분이 가진 가치와 기술을 전달해주고 우리 사회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여러분이 이야기하는 혁신적인 방법과 새로운 세상의 운영방식을 그들과 함께 나누며 현실을 극복할 대안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가오는 남북교류의 과정에서 재사회화가 가능한 청년들 중 북한의 젊은 세대들과 접촉하고 그들을 재사회화시킬 수 있는 의지와 조건을 갖춘 젊은이가 너무나 부족한 실정입니다. 정치, 외교 분야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북한 사람들을 만나 교류할 젊은 인재들이 턱없이 부족해요. 이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기회’이기도 하고 ‘의무’이기도 한 이 과정이 눈앞에 닥쳤을 때 핵심 역할을 포기하면, 그 누구도 탓할 수 없게 될 겁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북한의 지속가능한 경협 파트너가 되려면 다른 국가들과 어떤 차별성을 가져야 할까요? 

저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 남한을 가장 중요한 경협 파트너로 보진 않을 거라고 봐요. 그럴 수밖에 없고요. 북한도 저렴하면서 좋은 것을 원하는데, 우리나라는 경쟁력을 가진 산업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큰 위기라고 볼 수 있죠. 경제협력 과정에서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얼마만큼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요.
당분간 북한은 구매력이 없을 겁니다. 북한의 한 달 월급이 남한의 1시간 시급보다도 적다고 말씀드렸는데, 우리가 아무리 재고를 판매한다고 한들 그들은 구매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와 북한의 소득 격차는 약 30배에 달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시장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지요. 기업도 최대 이윤이 아닌 ‘적정 이윤’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갖고, 그들과 교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지녀야 합니다. 북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신뢰와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일련의 경험을 통해서 북한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기업의 제품들이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제품들보다 비싸더라도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죠. 
현재의 북한이 우리를 그 정도로 신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입니다. 개성공단 폐쇄 등 신뢰를 쌓기에는 부족했던 사건들이 존재했기 때문이죠. 신뢰를 쌓는 과정을 준비하지 않으면 경제적 실리를 외부에 빼앗겨도 누군가를 탓할 수 없습니다. 준비하지 않았기에 당면할 수 밖에 없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북한과 한반도 통일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학교는 많지 않습니다.  한반도 통일을 위해 대학이 그리고 청년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대부분은 현실의 어려움으로 억울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저는 이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해방구가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으로 덤벼든다면 청년들은 또다시 억울해지고, 이 기회의 최대 수혜자가 되지 못할 겁니다. 사회의 선배들은 청년들이 통일에 관심을 가질 거라 믿지 않고, 논의의 기회와 자리를 주지 않아요. 그래서 여러분의 역할이 더욱 더 축소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더욱 더 적극적으로 ‘통일 사회의 주역은 청년’이라는 담론을 조직화해야 합니다. 
80년대에 민주화를 위해서 투쟁했던 학생들, 좀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2018년에 청년이었다면 무엇을 했을까요? 저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통일 운동을 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과거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군부와 힘겨운 싸움을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죠. 그 선배들이 현재 사회의 주역이 되어있고요. 어떻게 보면 젊은 나이의 치열한 고민, 자신의 배 하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를 생각했던 그 마음에 대해 국민들이 보상을 해준 거예요.
앞으로 여러분이 기성세대가 될 텐데, 여러분의 어젠다는 무엇일까요? 2018년에 학부를 다니는 학생들이 이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그 중 하나에는 반드시 통일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어젠다가 혁신이 될 수도 있고, 불평등 해소가 될 수도 있지만, 크게 보면 통일도 불평등의 문제잖아요. 필연적으로 통일이 우리 사회의 담론 중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청년들이 있는 대학에서는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덧붙여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사람이 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앞을 못 봐요. 그런데 발등에 불을 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강 건너에 있는 불을 끄러 가는 겁니다. 강 건너 불을 끄려면 강에 뛰어들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발등의 불이 다 꺼져요. 청년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실 저도 참 가슴 아픕니다. 하지만 발등의 불만 끄려고 아래만 바라본다면 불에 타 죽어요. 주변이 타고 있으니까요. 강 건너 불을 한번쯤은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그렇게 행동한다면 훨씬 더 평안하고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겁니다. 내 발등의 불뿐 아니라 여러분이 살아갈 사회의 불까지 꺼져 있을 테니까요.


□ 이 기사는 SEN 토크콘서트 인터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뷰 전문(원문)은 토크콘서트 블로그(blog.naver.com/sentalk)에 소개되었습니다. 


인터뷰·글  이정연, 임도희(SEN Student Club) 
사진  조정훈 소장 제공

이정연, 임도희(SEN Student Club)  koala@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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