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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풍요로움은 함께하는 것스페인의 아마이아 올레가 Amaia Olega
  •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 승인 2019.08.0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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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세계 26개국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103명이 한국에 모였다.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의 주관으로 서울과 전남 구례에서 열린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왜 혁신을 꿈꾸는가? 우리는 왜 연대를 꿈꾸는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각자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던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한데 모인 이유는 무엇인가? 

3박 4일 동안 청년 캠프 현장을 동행취재하며 참가자들을 인터뷰한 S. Economy는 <청년이 말하다>를 통해 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는 전 세계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는 사회적 기업에 기술과 경영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탈라이오스 협동조합(Talaios Cooperative, 이하 ‘틸라이오스’)’에서 일하고 있다. 탈라이오스는 5년 전에 설립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현재 7명의 조합원이 함께하고 있다.

우리는 기술과 경영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에 무료로 제공한다. 지식은 공유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무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기술을 훔치는 행위라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훔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다. 가령 누군가가 바퀴를 만들었다고 가정하자. 만든 사람만 바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바퀴의 힘은 많은 사람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바퀴를 독점하면 그 힘은 결코 발휘될 수 없다. 우리는 지식과 기술도 바퀴와 같다고 생각한다. 나눔을 통해 더 큰 혁신을 끌어낼 수 있다고 보는데, 아직은 많은 이들이 이 같은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공공정책에서도 혁신을 강조하지만 우리는 투자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무료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때문이다. 공공에서 원하는 것은 ‘창의적인’ 그리고 ‘저작권이 있는’ 소프트웨어다. 우리는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지만, 저작권이 있는 프로그램과는 운영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 지원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은 틸라이오스 운영 철학의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운영 철학은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고 우리 스스로 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회연대경제가 재정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지원에 의지한다면 정치적 환경과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주적인 경제 모델이 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과의 연대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연대경제 조직들 간의 네트워크 올라투쿱(Olatukoop, olatukoop.net)을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틸라이오스를 비롯해 바스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약 25개 사회연대경제 조직들로 구성된 올라투쿱은 회원 조직 간의 연대, 사회 복지, 공동 유산과 경제 활동에 대한 기여를 목표로 다양한 프로젝트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이유는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 협동과 연대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의 목표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면서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올라투쿱에 협동조합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협동조합의 가치에 공감하고 운영원리를 받아들인 사회적 기업들도 함께하고 있다.) 

바스크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대의 노동자 협동조합 연합체 ‘몬드라곤 협동조합(Mondragon Corporation, 이하 ‘몬드라곤’)’을 떠올려 보자. 몬드라곤은 규모가 큰 협동조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체적으로 연대가 매우 강하다. 하지만 바스크 지역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협동조합들은 규모가 매우 작고, 경제적인 환경도 목표로 하는 시장도 몬드라곤과는 전혀 다르다. 바스크 지역 협동조합의 긴 역사 속에서 몬드라곤은 분명 흥미롭고 영향력 있는 사례지만, 바스크 지역 협동조합의 현실을 모두 담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몬드라곤에 소속되지 않은 작은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은 연대를 통해 스스로 철학을 정립하고, 현실에 맞는 우리만의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바스크 지역 청년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일자리 부족이다. 청년들은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직장을 구할 수 없고,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망하기 일쑤다. 많은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며 청년들을 비난하고, 청년들 스스로도 자신이 멍청하다고 느낀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우리는 청년들의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싶고,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일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 협동조합은 굉장히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철학 속에서 운영 연습도 하고, 정치적 상황도 반영하며, 협동조합이란 도구를 계속 개발해야 할 것이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주류 기업에 비해 우리는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자본주의는 타인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모델이란 생각이 든다. 땅이 있으면 울타리를 쳐놓고 정해진 사람한테만 이 안에서 일하며 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식인데, 그렇다면 누군가가 일을 할 때 누군가는 잃는 게 있다는 것 아닐까? 한정된 공간인 지구에서 내가 무언가를 갖는다는 것은 누군가가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이고, 그건 나도 모르게 상대방을 박탈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번영은 누군가를 소외하고 박탈한 대가로 누리는 풍요로움이 아니다. 내가 믿는 풍요로움은 함께하는 것이다. 더 많이 같이 할수록 더 많이 나눌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이런 점에서 사회연대경제는 자연스럽게 인간이 살아가는 아주 논리적인 방식이다.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는 바스크 지역을 넘어선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곳에서 더 많은 친구들과 보다 인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혁신적인 사회경제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 이 기사는 GSEF 사무국에서 영문과 국문으로 발행한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 참가자 인터뷰」에 실린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진 김상준(GSEF 사무국)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koala@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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