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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남대문 쪽방촌

 

서울역 10번 출구를 나와 남대문경찰서 옆길을 따라 올라가면, 거대한 빌딩숲 사이 외딴 섬이 나온다. 좁디좁은 500여 개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남대문쪽방촌. 

이곳엔 780여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10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쓰는 공용 화장실과 열악한 취사시설. 샤워시설도 없이 세면장에서 쌀을 씻고 몸도 씻는다.

무보증 월세인 쪽방촌은 10여 년 전 대전에서 처음 생겼다. 지금은 전국에 10개의 쪽방촌이 있다. 10년 전 쪽방촌의 하루 일세는 5천 원 정도. 지금은 한 달 월세가 30만 원 정도니 일세로 계산하면 하루 1만 원 수준이다.

 

2018년 10월 24일, 스물 다섯 명 남짓의 자원봉사자들이 남대문쪽방촌을 찾았다.
이들은 쪽방촌의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창틀과 문틀을 청소하고 문풍지와 에어캡을 부착했다.

쪽방촌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다. 공공근로를 하는 이도 있고, 특별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이도 있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어 수급비를 받는 이도 있다. 

한 달에 15일 정도 특별자활사업에 참여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자활급여는 78만 원 정도. 자활급여와 수급비의 차이가 없다 보니 기초생활수급자 재산정 기간이 되면 몸을 망가뜨리기 위해 평소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는 이도 있다.   

봉사활동에 함께한 WBC복지TV 박마루 대표(오른쪽)가 쪽방촌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쪽방촌 사람들에게 몸이 아픈 건 가장 큰 문제다.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은 공공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남대문 쪽방상담소에서 연계한다. 목돈이 들어가는 치료가 필요한 경우 동주민센터를 통해 긴급 복지 지원을 신청하고 의료비 처리를 한다. 긴급 복지 지원으로는 일 300만 원 한도의 의료비를 1년에 한 번 정도 지원 받을 수 있다. 

생활 안정, 건강 유지, 일자리. 쪽방촌 사람들에겐 부족한 게 많다. 정부 정책이 시행되고, 민간의 후원도 이어지지만 외부의 자원이 언제나 효율적으로 배분되는 것은 아니다.

한파 대비 단열 작업 봉사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과 야구선수 양준혁도 함께했다.

올 3월 이곳엔 새로운 모임이 꾸려졌다. 마을에 몸이 불편한 주민들이 많으니, 건강한 사람들이 건물을 돌며 사고는 없는 지 점검하고 건물 청소도 하자는 것. 
그렇게 3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쪽방을 빛내는 사람들’, 일명 ‘쪽빛마을 추진단’을 만들었다.  

 

서울스퀘어, 밀레니엄 서울힐튼, LG 서울역빌딩, 서울시티타워. 

자신을 둘러싼 화려한 고층빌딩들에 고립된 마을.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사진 김푸르매

 

김푸르매 기자  gracia0420@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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