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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없인 무엇이 걸림돌인지 알 수 없다”『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김인선 원장

2018년 7월 9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제4대 원장으로 김인선 전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전문위원회 위원장이 취임했다. 김 원장은 사회적경제 현장 경험과 정책 전문성을 모두 갖춘 사회적경제 전문가로, 진흥원 설립 이후 첫 현장 출신 원장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김인선 원장 약력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 대표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상임대표
서울특별시동부여성발전센터 센터장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전문위원회 위원장
제4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


Q. 제4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으로 취임하신 지 벌써 4개월이 지났네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Q. 진흥원 설립 이후 첫 현장 출신 원장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데요. 현장 경험이 진흥원장으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되나요?

물론입니다. 사회적기업을 직접 설립하고 운영하며 겪었던 어려움과 고민은 큰 자산입니다. 진흥원장으로서 진흥원이 해나가야 할 역할과 사업 내용, 추진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켜나가야 할지 방향을 잡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요. 

현장과의 원활한 소통도 큰 장점입니다. 기업가로서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위해 같이 고민했던 현장과의 신뢰, 신뢰에 기반을 둔 소통이 정책 수립과 실행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됩니다. 


Q. 현장에서의 고민과 진흥원장으로서의 고민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는 사회적기업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우리의 미션에 부합하는 조직으로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해나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들여다봐야 했어요. 하지만 이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들여다보려면 그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가 필요한데, 그땐 그런 선배가 없었어요. 2004년에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를 창립했고, 2007년에 여성미래 1호 사업단인 『우리가만드는미래』가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니, 사회적기업가로서는 제가 선배였던 겁니다.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후배들은 덜 겪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회적경제조직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숙한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사회적경제가 발전한 나라의 경우 자연스럽게 당사자들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됩니다. 정부가 관심을 갖지 않으니, 성장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스스로 발견하고 그것을 네트워크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죠. 그래서 전문적인 경영컨설팅보다 선후배간 노하우를 공유하는 피어(peer)컨설팅이 먼저 발달하고, 협의체 등 당사자 연대조직이 팔로우 지원, 판로 개척, 교육 등을 담당하는 지원조직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초기 사회적기업들이 정부정책을 통해 육성되었습니다. 정부정책을 실행해야 하니 전달체계가 생겨났는데, 인큐베이팅만으로는 사회적기업을 제대로 육성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원기능이 더해졌어요. 따라서 중간지원기관은 집행기능과 지원업무를 겸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현장과의 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선배 사회적기업가였고, 네트워크 조직의 대표를 맡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운영하는 개별 사회적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협동과 연대’라는 사회적경제의 중요한 가치를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하루하루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사회적기업들이 생업을 잠시 미루고 모이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정부가 우리의 연대를 촉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테면 사회적경제를 잘 이해하는 전문가가 이 연대 조직의 상근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전담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것이지요. 물론 개별 조직에 인건비와 사업개발비를 지원하는 것은 창업초기 기업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사회적경제조직이 스스로 생태계를 꾸려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런 현장의 바람을 정부에게 설득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진흥원에 와서 보니 진흥원의 1차 미션은 정부정책 전달이었습니다. 우리에겐 정부정책을 성과 있게 관리해야할 책임이 있어요. 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는 진흥원의 사업성과를 기반으로 목표를 세우고 예산을 편성하는데, 의사결정의 최고단위인 의회에서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자원 투입 대비 산출 효과가 높아야 합니다. 

정부정책이 가시적이고 단기적인 성과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이해했지만 여전히 아쉬웠어요. 단기년도 중심으로 평가를 하고 예산을 편성하다 보면 중장기적인 비전을 담은 접근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구조적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현장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장이 진흥원을 통해 제도 개선, 지원 방향 등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구조를 탄탄하게 만들어나가는 겁니다. 그럼 정부정책은 현장에 맞게 설계될 수 있고, 진흥원은 더 효율적으로 집행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정부정책은 현장을 성장시키는 성과를 낼 것입니다.

Q. 진흥원이 현장과 정부의 소통채널이 되어야겠네요. 취임 이후 어떤 일을 하셨는지, 앞으로 어떤 활동에 주력하실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도 그간 끊어졌던 현장과 진흥원 사이의 연결고리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난 4개월 동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함께 개선방향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진흥원과 사회적경제 정책 혁신을 위한 경영혁신 TF를 만들어, TF를 중심으로 진흥원의 현재 사업을 진단하고, 개선방향을 도출해나가고 있습니다.

진흥원은 다양한 정부정책과 사회적경제 현장을 연결하는 통합지원기관이자 사회적경제 전문기관입니다. 중앙정부의 다양한 지원사업이 현장과 유기적으로 만나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 중심의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노력해야지요.

이를 위해선 우리 직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이 다 뛰어난데, 가장 큰 시너지를 내려면 결합된 힘이 한 방향으로 가야하잖아요? 진흥원이 왜 존재하는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쳐야 되는지 방향을 같이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현장과 정부를 연결하는 중개기관의 역할을 하는 만큼 우리는 현장도 잘 알아야 하고 정부정책도 잘 알아야 해요. 이런 역량을 함께 키워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지난 9일 「제3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이 발표되었는데요. 현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 방향이 궁금합니다.

현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모든 정부 부처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 정부 사회적경제 정책의 기본방향입니다. 이를 위해 현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지역 단위에서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장애 요소나 제도를 개선해 나가려 합니다.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지난 10년 동안 사회적경제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정책이 일자리 창출과 개별 기업 단위의 성장 지원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양적 성장을 이루었음에도 사회적경제가 가져오는 실제적인 삶의 변화를 많은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한 것 같아요. 개별 부처 단위로 사회적경제를 분절적으로 지원해왔기 때문에 정부정책이 현장에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데에도, 사회적경제의 성과를 국민들에게 체계적으로 알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고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정부 정책 기조로 천명하고,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에 이어 사회적금융, 사회적경제 인재 양성 등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제3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에서는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부처별 칸막이 행정을 완화하기 위해 차관급으로 ‘사회적기업 정책협의회’를 신설해 사회적기업 지원 정책을 공유하고 중복 사업을 정리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고요. 

사회적경제는 국가 전체의 사회·경제적 삶의 방식을 새롭게 바꾸기 위한 시도입니다. 정책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으로 만들어져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중앙정부뿐 아니라 시민사회, 지방자치단체 등 사회적경제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사명감을 갖고, 새로운 변화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비전과 실행력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지난 10월 개소한 경기소셜캠퍼스 온(溫)

Q.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이 지나치게 창업지원정책에 치중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한국은 아직 서구 유럽 등에 비해 사회적경제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낮습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여전히 양적 성장이 필요하고, 지원도 계속되어야 해요.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기존의 정책들이 단년도 창업지원사업에 머물러 실제 창업 기업이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지 못했다는 한계는 있습니다. 

창업에 투자한 정부 예산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1년차 창업 이후 본격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진흥원에서는 우선 내년까지 9개소가 완공될 「소셜캠퍼스 온(溫)」을 기반으로 2년차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나갈 예정입니다.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 


Q. 창업 기업이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창업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만나면 “창업팀 1,000팀 중에 몇 팀이 살아남을까?”, “우린 그냥 정책의 대상이 아닐까?”, “폐업지원정책은 없나?” 같은 이야기를 듣곤 하거든요.  

‘내가 정책의 대상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모든 정부정책은 나의 활용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나는 자원을 써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내 조건에 맞으면 쓰는 거고, 당장은 달아도 궁극적으로 내 성장에 방해가 된다면 쓰지 말아야 합니다. 타고난 재주꾼이라면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너무나 약한 존재입니다. 내 앞에 놓인 게 약인지 독인지 혼자서는 알기 어려워요. 그래서 창업팀들은 모여야 합니다. 약인지 독인지 함께 토론도 하고, 어떤 조건에서 써야 할지 기준도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A라는 방식을 제안했는데, 이 방식은 정부정책이 조금만 바뀌면 창업팀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건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에요. 같이 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가치, 혁신, 변화.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설명할 때면 꼭 따라오는 단어들이에요. 하지만 혁신과 변화는 혼자 이룰 수 없습니다. 공동체 속에서 같이 이뤄야 합니다. 사회적기업에서 공동체는 혁신과 변화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입니다.  


Q. 협동과 연대. 사회적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데, 막상 실천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협동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만으로는 우리 자신조차 설득할 수 없습니다. 더 큰 역량으로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을 빨아들여야 해요.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네트워크에 잘 참여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자기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사회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실제로 한 기업이 미치는 영향력이 사회적으로 더 클 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대를 통해 더 큰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함께 모여 공동의 비즈니스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더 많은 자원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기업들이라고 해서 추구하는 가치가 다 똑같은 건 아니지 않느냐는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어요. 물론 조직의 미션은 다 다르겠지만,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더 많을 겁니다. 동료의식을 갖고, 다른 것보다 같은 것을 더 많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Q. 하지만 한편에서는 연대와 협력에 기반을 둔 당사자 조직의 네트워크를 이익단체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집단적 이익을 추구하는 건 맞아요.(웃음) 하지만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2조 정의를 볼게요.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제7조에 따라 인증받은 자를 말한다.

사회적기업의 네트워크를 이익단체로 몰아가는 것은 육성법의 제정 취지 자체를 스스로 부인하는 겁니다. 사회적기업의 목적 자체가 공공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이익을 많이 준다는 것은 사회적 가치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보통의 직능단체처럼 바라보는 시각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Q. 최근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경제가 지속가능하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우려는 항상 있었습니다. 사회적기업 육성법을 만들기 전에도 있었고, 만들고 나서도 있었죠. 그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서 모이는 것이고, 집단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현장 조직들끼리도 모여야 하고, 중간지원기관을 매개로 정부와 현장도 모여야 합니다. 

사회적경제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 각각의 역할이 다 중요해요. 

현장은 현장의 역량을 키우고, 현장 조직들 간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고, 규모화를 꾀해야 합니다. 지역에서는 지역 단위로 서로 연대하고, 사회서비스 통합 공급 모델을 만들고, 필요하다면 프랜차이즈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어요.

중앙정부는 사회적경제는 지역과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에 맞는 지원체계를 만들어 사회적경제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닦아야 합니다. 제도가 미비하면 보완해야 하고, 민간과 공공의 다양한 자원들이 사회적경제와 연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해요. 다양한 부처들의 정책들이 개별적으로 전달되어 현장에서 혼란스럽지 않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교통정리도 필요하고요.

중간지원기관은 현장의 목소리를 중앙 정부에 전달하고, 중앙정부의 정책이 현장에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려면 전문성을 갖추고 현장과 유기적으로 교류해야 해요. 우수한 인재도 필요하겠네요. 개인적으로 중앙정부는 중간지원조직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지원해야 하다고 봅니다. 정부정책의 경직성을 유연하게 풀어주고 현장의 언어로 소통해줄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현재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는 정부정책들이 현장에서 꽃을 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은 뜨겁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선 어려움이 많습니다. 각각의 자리에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노력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만 해주세요.  

현장에서 가장 서러운 순간은 ‘내 진정성이 의심받을 때’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곳에,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곳에 예산을 투입하게 됩니다. 이때 진정성의 지표는 ‘고용 창출’과 ‘서비스 제공’이지 ‘기업가 정신’을 갖고 창업 초기의 진통을 얼마만큼 잘 버텼느냐 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런 현실에서 각각의 미션을 갖고 사회적경제기업을 시작한 이들은 서운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고, 어느 순간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 수 있어요. 하지만 ‘행복’은 일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에요. 경력 단절 여성 등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일을 할 때에도 모든 여성들에게 ‘내가 행복할 수 있는가’가 일의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야 그 일을 오래 할 수 있고, 자기개발에 대한 욕구도 생기니까요. 행복이 일에 대한 열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 미션 자체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에요.

또 하나, 우리에게도 대나무 숲이 필요합니다. 성인군자들이 사회적기업 하는 게 아니잖아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행복해지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한 건데, 늘 행복한 모습만 보게 되는 것도 아니고요. 무언가를 비난하고 싶을 때도 있고, 자기 자신에게 욕을 퍼붓고 싶을 때도 있고, 뭐라도 하소연하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땐 해소할 곳이 있어야 합니다. 고민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하잖아요.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스스로 해결책을 가져갑니다. 이야기를 하며 자기성찰을 하고요. 치유를 위해서도 평안을 위해서도 대나무 숲은 꼭 필요합니다. 

Q. 원장님 말씀에 저도 위안에 되네요. 마지막으로 진흥원이 나아갈 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비즈니스는 항상 힘든 겁니다. 안심할 수 있는 시점은 없어요. 하물며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통 큰 비즈니스를 하는 사회적기업이 늘 어려운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부족함인 것이죠. 내 앞에 가로놓인 난제들이 혼자 깨기에는 너무나 힘들어서 스스로 뭉치기도 하고 정책에 호소하기도 해요. 

하지만 당사자와의 소통 없이는 무엇이 걸림돌인지 알 수 없습니다. 전 우리 진흥원이 소통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장과 소통하며 사회적경제계의 걸림돌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서 정책당국과 논의해야 합니다.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장벽을 낮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정책역량을 키우는 것 또한 진흥원의 몫입니다.

진흥원이 고민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입니다.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이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직까지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홍보 수단을 개발하는 것 역시 진흥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시  2018년 11월 13일
장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인터뷰·글  김푸르매(본지 편집장)
사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김푸르매 기자  gracia0420@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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