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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넘어서 생각하고 싶다인도의 마유리 바타차르지 Mayuri Bhattacharjee
  •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 승인 2019.06.04 12:18
  • 댓글 1

2017년 8월, 세계 26개국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103명이 한국에 모였다.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의 주관으로 서울과 전남 구례에서 열린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왜 혁신을 꿈꾸는가? 우리는 왜 연대를 꿈꾸는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각자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던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한데 모인 이유는 무엇인가? 

3박 4일 동안 청년 캠프 현장을 동행취재하며 참가자들을 인터뷰한 S. Economy는 <청년이 말하다>를 통해 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는 전 세계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내가 활동하는 ‘시쿤 구호 재단(Sikun Relief Foundation)’은 성 인지에 중점을 둔 인도주의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생리위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생리에 대한 금기를 없애려 한다. 생리는 매우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현상인데, 소녀들은 그들에게 아주 더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느낀다. 이 때문에 소녀들은 자기 몸의 존엄성을 부정하곤 한다.

재단의 또 다른 목표는 매우 낙후된 지역에서 기본적인 보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과 위생도 포함된다. 우리는 지리적인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가 박탈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비영리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해외 보조금 수급과 정부 프로젝트 수행이다. 정부의 위생 프로젝트 수행은 재단 수익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재단은 또 아쌈(Assam) 지역의 자조 그룹이 만든 친환경 생리 패드 사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사업은 여성들에게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제대로 된 생리대를 사용할 수 없는 여성들을 지원한다. 큰 수익은 나지 않지만, 사업을 통해 프로젝트의 자본 비용을 상쇄할 정도는 된다. 최근에는 여성 건강이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여성 건강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의 사회공헌기금(CSR)도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성과를 이루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생리위생에 대한 인식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심지어 일종의 정신적 저항까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강력히 주장을 펼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우리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쌈의 위생장관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생리위생관리 챔피언이 되겠다는 선서를 하고 서명까지 했다. 이 사건으로 우리는 정부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게 되었다. 이는 인도에서 흔치 않은 경우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우리는 5개 지역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생리위생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언어는 인도 동북부 지역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언어로 인해 많은 갈등이 야기되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언어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아쌈어와 완전히 다른 언어를 쓰는 티가르(Tigar) 지역에서 그들의 말로 워크숍을 진행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갔다. 현재까지 티가르 지역 학교에서 2,000명이 넘는 소녀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했고, 6개월 내에 10,000명의 소녀를 만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가 워크숍을 시작한 건 여성들 스스로 생리위생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해야하기 때문이다. 워크숍을 통한 생리위생 교육은 재단의 중요한 업적 중 하나다. 앞으로 더 많은 소녀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요즘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생리대를 만들기 위한 천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착취하는 조직이나 회사가 생산한 원자재는 원치 않는다. 그래서 공정거래를 통해 원자재를 구하려 하지만, 인도 동북부 지역에서 공정거래 업체를 찾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공급 업체에 의지하고 있다.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아직까지 지원은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어려움은 자금조달이다. 인도에서는 NGO에 대해 매우 엄격한 법률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누군가 우리에게 기부하고 싶어 해도 제도적 문제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인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봉사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성장한 지역에서 청년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정보 부족이다. 지금도 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인종주의와 경제적 기회의 불평등도 큰 문제다. 산업 기반이 거의 없는 인도 동부와 아쌈 지역 청년들은 대게 일자리를 찾아 다른 도시로 떠나는데, 그곳에서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도 델리에는 지방출신 청년들이 많은데, 그들은 일종의 인종 차별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 우리는 인도에 인종주의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종주의를 경험한 지방 출신 청년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도 그곳엔 할 일이 없다. 충격적인 사실은 많은 청년들이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분노 표출의 방법으로 테러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농촌 지역에서는 일부 소년들이 테러 집단에 가입하기도 한다. 경제적 기회의 부족과 청소년들을 배려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처럼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뭔가를 해야만 하는 이유다.

‘사회연대경제’라는 말은 이곳에 와서 처음 들었다. ‘연대’가 무엇인지는 잘 알지만, ‘사회적 기업’이란 개념은 사실 생소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내가 하려던 일이 바로 사회연대경제였다. 사회의 변화는 한 조직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함께 변화를 이끌어낼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자조그룹과 함께 활동하고 있고, 그 모든 작업은 사회연대경제의 일부다. 지금까지 그것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용어를 몰랐을 뿐이다.

요즘엔 자본주의적 영향력, 즉 소비지상주의가 청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제 이 영향력에서 벗어나 서로 협력하며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청년들을 육성해나가야 한다. 인도의 경우, 남부에서는 많은 조직들 속에서 사회적 기업도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지만, 북동부 지역에서 사회적 기업은 여전히 생소한 개념이다. 나는 우리의 목표가 청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이번 캠프에서 앤드류가 바누아투 사람들과 호주에서 하는 활동에 대해 듣고 무척 강한 인상을 받았다. 우리 역시 청년들과 함께 그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하향식 접근 방식은 더 이상 효과가 없으며 하의상달식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의 청년들은 기회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결국 청년들이 직접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연대경제의 원칙이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참가해 좋은 친구들을 참 많이 만났다. 그 중 앞서 잠시 언급했던 앤드류와는 정말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바누아투가 아주 작은 개발도상국이라며 돌아가면 보건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이라 했다. 그리고 나중에 내 의견을 구하고 싶다며, 언젠가 자신의 기관과도 함께 일하자고 말했다.

나는 야망이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인도를 넘어서 생각하고 싶다. 네팔과 방글라데시는 홍수와 정치 폭력에 직면해있고, 세상에는 수많은 저개발 지역과 불평등이 존재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역적 관점에서 볼 때 몇 가지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방금 네팔에서 온 아르차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네팔에서 생리위생과 관련해 자신의 기관이 하는 일에 대해 들려주었다. 무척 흥미로웠고, 앞으로도 이들과 긴밀하게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싶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지역을 불문하고 어느 곳에서나, 어쩌면 원격으로 또 가상 캠페인으로 우리는 함께 일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성과를 올린 사회연대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일한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캠프에서의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글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사진 김상준(GSEF 사무국)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koala@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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