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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에서 꿈을 이루고 싶다네팔의 키샨 구릉(Kishan Gurung)
  •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 승인 2019.02.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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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세계 26개국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103명이 한국에 모였다.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의 주관으로 서울과 전남 구례에서 열린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왜 혁신을 꿈꾸는가? 우리는 왜 연대를 꿈꾸는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각자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던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한데 모인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해 3박 4일 동안 청년 캠프 현장을 동행취재하며 참가자들을 인터뷰한 S. Economy는 <청년이 말하다>를 통해 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는 전 세계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는 2015년 12월부터 공정무역 단체인 ‘아름다운커피 네팔’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아름다운커피에서 일하기 전, 나는 상업적인 카페에서 일했고, 많은 이들이 내게 중국이나 인도로 나가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하라고 권하곤 했다.

사실 네팔의 청년들에게 해외취업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적어도 가족 중 한 명씩은 해외에서 일하고 있고, 특히 중동에 많이 나가 있다. 이는 네팔에서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다. 해외로 나가 기후도 맞지 않고 사고도 많이 나는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2008년 기록에 따르면 해외로 나간 2,500명의 네팔 노동자 중 500여 명이 사고와 질병 등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네팔 사람들은 해외 취업의 위험성을 모르는 것일까? 알고 모르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는 다른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다. 네팔에는 일자리가 없다. 네팔에서는 가족과 그들의 미래를 위해 해외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매년 두 배 가까이 늘고 있고, 가족들 역시 청년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런 면에서 나는 행운아였다. 나는 커피 전문가였고, 해외에서도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제안 받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네팔에서, 내 마을에서, 내 사람들을 위해, 내 전문 분야인 커피로 일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커피 업계에서 일하는 한 남자를 만났다. 우리는 다른 나라의 커피 문화와 가난한 농부들을 돕는 외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는 내게 커피 생산자조합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나는 그 남자로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고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나는 아름다운커피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사회연대경제를 배웠다.

모든 것은 “네팔의 청년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해외로 나가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사회연대경제는 이 상황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

나는 내 경험을 통해 말하고 싶다. 나는 커피 산업에 종사했고, 커피 농장에서도 일했었기 때문에 커피에 대해서도, 커피 재배에 대해서도 잘 안다. 1) 신은 우리에게 커피를 재배하기에 더없이 훌륭한 토양과 환경을 선물했다. 하지만 네팔에는 커피 문화가 없다. 심지어 커피 농부들조차 커피에 대해 잘 모른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말처럼 커피 문화가 존재하는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것이 정답일까? 나는 내 나라에도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 일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수 있겠지만, 나는 내 나라에서 꿈을 이루고자 하는 청년들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네팔의 유명인사는 아니다. 하지만 때로 어떤 이들은 내게 영감을 얻었다며, 우리 스스로 우리나라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은 공정무역과 사회연대경제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배운 내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제1회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 참가한 키샨 구릉 (오른쪽에서 두 번째)

아름다운커피는 공정무역을 통해 소규모 커피 농가의 사회적, 경제적 여건을 개선해 나간다. ‘신두팔촉(Sindhupalchok) 커피협동조합’과 ‘굴미(Gulmi) 커피협동조합’은 지역의 발전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며 아름다운커피와 연대하는 생산자 파트너들이다.

나는 네팔의 많은 커피협동조합들이 아름다운커피와 같은 다양한 국내외 조직들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사회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커뮤니티의 성장일 뿐 아니라 개인의 발전이기도 하다.

처음에 나는 커피 농장 같은 작은 곳에서 사회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름다운커피에서 일하면서 커피에 대한 지식과 기술로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커피를 재배하는 소농들의 삶이 개선되도록 지원하는 것은 사회적, 경제적 체제를 밑바닥부터 발전시키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밑바닥에서부터 서서히 변화하면, 언젠가 네팔 안에서도 커피 문화가 형성될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 청년들은 내 나라 안에서 커피 전문가의 꿈을 꿀 수 있고, 가난한 농부들의 삶은 개선될 것이다. 네팔에서 커피 문화를 만들고 싶은 이유는 돈을 벌고 싶어서가 아니다. 공정무역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름다운카페에서 일하기 전까지 나 역시도 대부분의 네팔 사람들처럼 사회연대경제에 대해 전혀 몰랐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면서 가난하고 직업이 없는 이들을 위해 어떻게 일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고, 처음으로 나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청년들을 위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사회연대경제 영역에서 일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다.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스스로 자랑스럽고, 내가 도울 수 있게 된 농부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른 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 나는 이곳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배워갈 것이다. 그리고 네팔로 돌아가 그 다양한 아이디어를 알릴 것이다. 내 나라에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는 이곳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나처럼 살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네팔은 가난한 나라고, 인도나 한국처럼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이 없다. 그러고 보면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아름다운커피에서 사회연대경제가 무엇인지, 연대의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까. 그리고 이번 캠프에서 청년들을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배워갈 테니까. 네팔로 돌아가서도 정부가 무언가를 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직접 행동할 생각이다. 내가 바뀐다면 세상도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 이 기사는 GSEF 사무국에서 영문과 국문으로 발행한 「제1차 사회적경제 국제 청년 캠프 참가자 인터뷰」에 실린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진 김상준(GSEF 사무국) 

김푸르매, 박응식(본지 기자)  koala@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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