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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선생님에게 배우는 전화 한국어『KAYD』

KAYD(케이드)는 사회문제 해결에 각자의 뜻을 가지고 있던 세 청년이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에서 만나 결성한 팀이다. 어떤 사회적 문제들이 있는지 조사하던 중에, 사회적 약자 그 중에서도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다양한 장애군을 조사한 끝에 시각장애인의 낮은 취업율과 관련된 문제 해결에 나섰다.

KAYD는 Korean At Your Door 즉 ‘한국어를 당신의 문 앞에’라는 뜻이다.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의 한류 팬덤을 주 타깃으로 해외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한국어 전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때 시각장애인이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강사로 투입되기까지 시각장애인은 테스트 절차를 밟은 뒤 해당 강사에게 적합한 레벨의 영어교육 및 교육법을 익힌다. 이처럼 3~6개월 동안 교육을 이수한 시각장애인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시스템인데, 아직은 베타테스트 단계이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대만족’이다.

2018년 1월, 장애의 문턱을 넘어, 언어의 문턱을 넘어 모두가 함께하는 세상을 꿈꾸는 KAYD의 세 청년 김현진(대표), 송지훈(교육), 조진희(마케팅)를 만나보았다.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에서 만난 KAYD 팀원들. 왼쪽부터 송지훈(교육), 코치님, 조진희(마케팅), 김현진(대표).

Q.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김현진 저는 사회의 아픈 부분을 포착하고 그걸 정말 해결하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제 친구들은 저를 양아치라고 부르는데 제가 평소에 모든 이슈를 아니꼽게 봐서 그렇대요. 그런데 저 말고도 이런 부적응자(?)들이 더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사회문제에 공감하고 정당한 화를 낼 줄 알면서도 실행력이 있는 사람들이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지원했어요. 만나서 정말 기뻤고요!

송지훈 작년 여름 베트남에 배낭여행을 갔었어요.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갓난아기를 등에 업고 팔찌를 팔고 있는 모습을 봤어요. 그때부터, 잘 먹고 잘 살기 보단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다짐했어요. 그 이후로 정부 지원으로 한 번, NGO 단체와 기업의 후원으로 한 번 두 차례 해외봉사를 다녀왔는데, 진짜 수혜자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중,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의 『사회적 기업 만들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더 가까이에서, 진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조진희 좋은 기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 동안 관심을 가졌던 사회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과정에서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고요. 학교에서 관련 수업은 들어봤지만, 대부분 학점을 받기 위해 참여한 것일 뿐 실제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진짜 사회문제 해결은 흐지부지 되곤 했는데, 풀타임이라는 단어에 꽂혔던 건 이런 경험 때문인 것 같아요.


 

Q. 다양한 장애군 중 시각장애인에게 관심이 생긴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김현진 처음에 우리 팀이 해결하고자 했던 사회문제는 정말 다양했어요. 청소년, 아동, 노인뿐만 아니라 주거, 지역불균형, 환경 등 우리 주변에는 사회문제가 너무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 중에 가장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를 찾기 위해서 선정했던 것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이었습니다. 시각 장애군을 스터디했고 그 결과 시각장애인 중에는 중도 실명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들에게 약한 부분은 단지 시력일 뿐이라는 것 또한 너무 당연하지만 새롭게 인지하게 된 사실이었고요. 그러고 보니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거예요. 그런데 취업률은 왜 이렇게 낮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기 위해 무턱대고 복지관에 찾아갔던 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Q. 시각장애인을 만난 후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만나기 전을 기준으로 말씀해 주세요.

김현진 매력을 느꼈습니다. 처음 복지관에 무작정 찾아갔을 때가 생각나요. 시각장애인의 문제를 시각장애인에게 직접 만나서 물어보자는 마음이었죠. 복지관에 들어가서 그분들과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데, 아, 모든 게 막막한 거예요.

그분들은 대화를 나누시던 중이었어요. 우리 소개를 하면서 자리에 함께 앉는 것부터 난관이었죠. 커피 주문을 했는데 전달은 어떻게 해드려야 하는지, 목소리 크기는 어떠해야 하며 질문은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한 것인지 전혀 몰랐어요. 어리석은 질문들을 얼마나 많이 했던지! 하지만 그런 우문에도 현명하고 재치 있게 답해 주시더라고요. 손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매력적이라니.(웃음) 그러던 순간 제가 그 분들께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분들이 누군가를 가르치실 수는 없을까?’, ‘그것이 이 분들의 강점인 ‘언어’이면 어떨까?’ 하고 생각이 이어졌죠. 그것이 오늘의 KAYD랍니다.

송지훈 저는 팀에서 시각장애인 강사 교육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제 삶에서 많은 부분을 선생님들이 차지해요. 절대적인 시간으로만 보더라도 일주일에 두 번이나 만나거든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선생님들과 제법 인간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알게 된 사실은 그분들이 원래 갖고 계신 꿈들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수, 역사 선생님, 워킹 홀리데이, 사회복지사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며 살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저는 선생님들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KAYD를 함께 만들어 보자고 동참한 것 자체가, 도전정신이 충만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보거든요. KAYD는 이제 막 3개월 차에 접어든 스타트업인데 말이에요.(웃음) 이번 도전을 성공적으로 해내서, 그 다음 단계,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실행력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조진희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이 중도실명이라는 것을 알기 전에는 시력을 잃는 일은 저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불쌍하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처음 만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만나서 이야기하고 나니 알겠더군요. 시각장애인은 특별하거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한 사람이에요. 눈이 불편할 뿐이지, 다를 게 없어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과 똑같이 대하면 된다는 걸 알았어요. 저는 오히려 두 눈을 뜨고 다녀도 길을 잃어버리는데, 함께 갔던 시각장애인은 방향을 정확히 찾아가더라고요. 물론 배려는 필요해요. 하지만 엄청난 무언가가 필요한 건 아니에요. 우리가 평소에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하는 배려 정도면 충분해요. 손을 다친 사람이 손을 덜 쓰게 해주는 것처럼, 다리를 다친 사람이 다리를 덜 쓰게 해주는 것처럼 말이죠. 나와 같은 사람이니까 얼마든지 같이 먹고 떠들고 놀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Q. 마케팅에 있어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김현진 사업 초기 핵심 고객은 북미, 유럽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팬덤이에요. 아이돌 공연이나 드라마를 보고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그 시장을 공략하는 데에는 유명인사의 광고 효과만큼 강력한 것이 없어요. 사회공헌에 뜻이 있고 시각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이라는 소셜미션에 공감하는 분이 계시다면 기쁜 마음으로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Q.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릴게요.

김현진 1월 31일을 마지막으로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가 끝나요. 2월에는 지난 3개월 동안 해왔던 일들을 성찰하고, 어떻게 하면 더 탄탄하게,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을지 계획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내년에는 월 고객을 300명 이상 확보해서 15명 이상의 시각장애인 선생님들과 함께 일하는 게 저희 목표인데 많은 분들의 격려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특히 현직에 계신 시각장애인 영어 선생님이 계시다면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발걸음을 함께 할 저희 팀과 시각장애인 선생님들의 도전을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KAYD를 함께 만들어 가는 시각장애인의 이야기

Q: KAYD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친구의 소개를 받았어요. 비전이 있는 기업이니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고요. 처음엔 망설였지만, 해봐서 나쁠 것이 없을 것 같더라고요. 사실 시각장애인의 취업률이 낮은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잖아요. 당연하다고 여길 수도 있는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신 것부터가 고마운 거니까요.

Q: 영어 교육 및 교육법에 대해 수업을 받아보니 어떠셨나요?
A: 좋죠. 좋은데, 무조건 좋다고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처음은 누구나 서툴어요. 그렇기 때문에 발전하는 거죠. 저희도 마찬가지이고, KAYD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많이 발전하고 있고, 그래서 저는 비전이 있다고 봐요.

Q: 외국인 고객들과 직접 수업을 해본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A: 
영어를 제가 원하는 대로 술술 뱉어내지 못하는 것이 미안했어요. 하지만 저는 한국인이고, 한국어를 가르쳐주기 위해 제 나름의 최선을 다 하고 있으니까 미안해하지 않으려고요. 대신 미안한 만큼 즐기려 합니다. 제가 즐기면 상대도 한국어가 즐거워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KT&G의 소셜벤처 생태계 조성 활동. 사회연대은행과 언더독스가 캠프 참가자들에게 실질적인 소셜벤처 창업을 지원한다.

ktngstartupcamp.com

KAYD(케이드) 
www.kayd.co.kr
ateam.ktngstartup@gmail.com

 

사진 KAYD

일러스트 박별라

 

 

한혜경 기자  koala@s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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